2021학년도 서울대학교 면접 후기

2021학년도 서울대학교 면접 후기

횐님들 안녕하세영! 오늘은 2021학년도에 서울대학교에 합격한 학생들의 면접 후기를 살펴보도록 해영. 서울대학교 면접에는 서류기반 면접과 제시문기반 면접이 있어영. 서류기반은 원서접수 때 자신이 제출한 서류를 기반으로 면접을 하는 것이고영, 제시문기반은 과 특성에 맞는 제시문을 미리 받은 뒤 정해진 시간 동안 답변을 준비해서 면접을 하는 거예영. 자신이 지원한 과와 전형에 따라 면접 내용이 달라지겠지영? 정시모집에서도 과에 따라 면접이 있는 전형이 있으니 서울대학교의 모집요강을 꼭 확인해 보세영. 맨 아래에는 2021학년도 서울대학교 면접 및 구술고사 제시문을 링크해 두었어영.👸

 

2021학년도 서울대학교 서류기반 면접 후기

사범대학 역사교육과 신입생 K

지방에서 면접에 대한 정보를 얻기도 힘들었고, 평소 임기응변에 자신이 없어서 면접 준비가 막막하기만 했었습니다. 한두 번 불안한 마음에 면접 대비 학원 수업을 들은 적도 있었지만 지역균형선발전형의 경우 어차피 제가 제 서류 속 제 이야기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를 정독하면서 활동의 동기, 느낀 점, 사후활동 등 기본적인 질문들을 만들어보고 직접 말로 내뱉는 연습을 했습니다. 일일이 모든 내용을 대본처럼 써서 외우면 긴장했을 때 생각이 잘 안 나고 어색해서 질문별로 키워드 정도만 기억해 두었습니다. 면접 1주일 전부터 학교생활기록부 독서활동에 기재한 책들도 다시 한번 훑어보며 위와 비슷하게 연습했습니다. 답변의 짜임새와 제스처, 인사, 걸음걸이 등은 담임선생님과 학교 진학 담당 선생님의 도움으로 연습했습니다. 활동 과정이나 책의 내용을 너무 길게 말한다는 평을 많이 들어서 가능한 줄이고 제 생각을 말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대망의 면접 날이 밝았고, 간단히 죽을 싸가서 먹고 고사장에 들어갔습니다. 면접번호가 뒤쪽이어서 4시간 정도 대기하다 면접을 봤습니다. 마스크는 기본이고 안경 위에 조립식 페이스실드를 얹고 양손에 라텍스 장갑을 끼는 불편한 상황 속에서도 최대한 자신있게 면접관을 바라보고, 크고 분명히 말하려 노력했습니다. 면접은 생각 외로 면접관과의 거리가 (투명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책상 하나 정도로 가까웠고, 제 경우에는 교내활동보다 독서에 대한 질문이 더 많았습니다. 책 내용을 늘어놓기보다는 책이 만들어진 배경, 다른 책이나 사건과의 비교를 시도해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중간에 답변이 잘 생각나지 않아서 버벅댄 적도 있었지만 다행히 양해를 구하니 면접관님께서 편안히 말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셨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서울대학교 서류 기반 면접의 가장 큰 특징은 ‘얼마나 깊이 사고했는지 측정하는 것’입니다. 역사교육에 가상현실을 접목하고 싶다는 생각에 예시를 만들고 자기소개서에 적었는데, 면접 때에는 그 예시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함께 이를 고증할 수 있는 사료(史料)와 한계점이 무엇인지까지 물어보셨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되는 문답 속에서 제가 어느 정도까지 진짜 생각을 해 보았는지 알고 싶어 하시는 듯했습니다. 면접을 준비하면서 제가 바라는 역사교육은 어떤 것인지, 내가 지금까지 이를 위해 무엇을 해왔으며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깊은 고민을 했습니다. 이는 대학에 진학한 지금 제 생활의 원동력이 되어 주었습니다. 저는 그래서 서울대학교 면접 준비가 합불 결과를 떠나 자신의 인생을 점검하고 계획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사회과학대학 사회복지학과 신입생 J

면접은 학교에서 충분히 준비 가능했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한 모의 면접 프로그램에 모두 참여하였습니다. 학교와 담임 선생님의 활발한 모의 면접 프로그램 덕분에 실제 면접 전까지 다양한 선생님들과 하는 모의 면접을 여러 번 경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떨려서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할 수 없었는데 여러 번 연습하니 훨씬 나아졌습니다.

이외에도 친구들끼리 면접 준비를 했습니다. 친한 친구와 서로의 서류를 바꿔가며 질문을 던졌습니다. 하루에 짧게는 30분, 길게는 2시간까지 줌을 통해 비대면으로 서로의 서류에 대한 질문을 교환했습니다. 새로운 시선에서 서로의 학교생활기록부를 재구성해보고, 답변에 대한 피드백을 해주면서 꾸준히 면접을 준비했습니다. 서울대학교 서류 기반 면접을 준비하고 있다면 다양한 친구들과 면접 연습을 해보는 걸 추천합니다. 친구의 서류를 보면서 ‘면접관의 시선’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고, 또 타인이 내 서류를 보면 내가 보지 못한 부분을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인문대학 인문계열 G

서울대학교에 합격하고 주변에서 면접 준비는 어떻게 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저 평소에 많이 읽고, 이해하고, 많이 말하라는 말밖에는 드릴 말이 없었습니다. 많은 친구들이 면접 학원이나 사교육의 힘을 빌립니다. 그런 일련의 과정들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결국 면접 준비는 평소 내가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얼마나 많이 가졌었느냐에 달렸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서류 기반 면접의 경우는 타인이 나를 어떻게 가르쳐주느냐가 아니라 내가 나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얼마나 잘 표현할 수 있느냐에 달린 문제입니다. 이것은 학원의 힘을 밑바탕 삼아 잘 꾸며진 나를 보여주는가의 문제가 아닙니다. 오히려 친구들과 면접 스터디를 꾸미거나 학교 선생님이나 부모님들과 자체적인 면접 연습을 가지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같은 질문에 대하여도 수십 번 다시 고민해 보고, 이상적 답변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나의 이야기가 무엇인지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실전 면접에 대한 긴장과 떨림은 연습만이 덜어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자신이 쌓아온 거짓 없는 활동들을 믿으시면 됩니다. 수없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말로 표현해보는 연습을 하고 나면 면접 때 아무리 긴장을 해도 나도 모르게 자연스레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것입니다. 면접이란 서류에서 차마 다 보여줄 수 없는 나의 모습을 드러내 보일 수 있는 기회입니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자신에 대해서 그리고 자신이 해온 활동들에 대하여 자신감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본인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기에 나의 강점을 가장 잘 끌어낼 수 있는 것도 자신이라는 점을 기억해 주세요.

 

2021학년도 서울대학교 제시문 기반 면접 후기

공과대학 컴퓨터공학부 P

저는 서울대학교 일반전형에서 수학(자연) 제시문 기반 면접을 응시하였습니다. 서울대학교 제시문 기반 면접의 가장 큰 특징은 문제를 풀고 자신의 풀이과정을 면접위원들께 직접 설명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논리적으로 풀이를 전개해가는 사고력이 핵심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사고력은 단기간에 올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고등학교 생활을 하는 내내 수학문제를 논서술형으로 풀고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연습이 뒷받침되어야 기를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저는 학교에 계신 수학 선생님들과 함께 문제를 풀어보고 풀이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면접을 준비했습니다. 선생님들께서는 풀이과정에서 쉽게 놓칠 수 있는 기본적인 개념들에 대해 다시 한번 짚어주셨습니다. 예를 들면 정적분을 하기 위해서 함수는 그 구간에서 연속이어야 한다는 조건과 같이 자칫하면 빠뜨릴 수 있는 풀이과정의 핵심을 잊지 않도록 상기시켜주셨고, 이 덕분에 실제 면접을 진행하면서도 문제마다 핵심 개념을 답안지에 적을 수 있었습니다.

실제 면접을 하고 나서 제가 느꼈던 것은 적극성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수학 제시문 기반 면접의 특징은 문제의 난이도가 결코 쉽지 않고 충분한 고민을 해야 풀 수 있는 문제들이 출제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또 45분의 시간 동안 여러 세트의 문제를 풀어야 하기 때문에 모든 문제를 푼다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고 느꼈습니다. 따라서 저는 문제를 다 풀지 못하더라도 어떤 사고를 했는지, 어떤 부분에서 풀이과정이 막혔는지 설명하려는 연습을 끊임없이 했습니다. 면접장에서 15분 동안 풀이에 대해 설명할 때도 다 풀지 못한 문제에 대해서 어떤 사고를 했으며, 어떤 부분에서 막혔는지 설명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교수님께서도 제가 풀이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힌트를 주셨고, 덕분에 준비시간에 완전히 다 풀지 못했던 문제도 면접 시간 동안 풀이를 보완하여 설명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문제를 못 풀었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고자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문대학 독어독문학과 C

서울대학교 일반전형의 면접은 제시문을 기반으로 이뤄집니다. 제시문 면접을 준비하면서 느낀 점은 ‘이건 절대 단기간에 준비할 수 없다.’라는 점이었습니다. 자신의 서류가 면접 자료가 되는 다른 면접에 비해 제시문 면접은 사회과학/인문 영역 전반에서 주제가 선정되어 미리 제시문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폭넓은 영역에 답변할 수 있도록 문해력과 비판력을 갖추는 게 면접 준비입니다. 하지만 이런 능력은 1-2주 정도의 단기간에 준비하기 어렵습니다. 제시문의 형식에 맞는 답변을 구성하는 연습을 하기에는 부족한 시간이 아니지만, 평소 충분히 사고해본 경험 없이 도출된 답변을 통해 대학에서 요구하는 생각의 깊이를 드러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할 것입니다.

깊은 사고에 익숙해지기 위해 제가 추천하는 방법은 역시 독서입니다. 꼭 제시문으로 출제되는 사회 현상 분석이나 인문학을 주제로 하는 책이 아니어도 독서를 하면서 저자의 주장을 정리하고 자신이 동의하는 부분, 비판하고 싶은 부분을 생각하며 흐름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깊은 사고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추가로 제가 더 추천하고 싶은 건 자기 자신에 대해 말로 표현할 수 있을 만큼 분명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면접 준비에 앞서 학교생활기록부를 구성하고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과정은 제가 진로를 설정한 과정과 대학에 진학해서 하고 싶은 공부까지 정리하는 기회가 됐습니다. 이렇게 스스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제시문 면접을 준비한다면 자신의 가치관을 답변에 담아낼 수 있습니다. 실제 면접 현장에서 시장 규제의 장단점을 보여주는 사례가 담긴 두 제시문 중 어느 제시문의 주장에 더 동의하는지 물으신 교수님의 질문을 받았습니다. 저는 법의 기본 이념 중에서도 정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국가가 개인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게 아주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시장 규제를 통해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고자 한 제시문의 주장에 동의한다고 답변했습니다. 뒤에 이어진 지원 동기에서 독일법을 대표로 하는 대륙법을 공부하고자 하는 목표를 밝히면서 법을 중심으로 일관된 관심사를 보일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제시문 면접일지라도 자신에 대해 분명하게 파악해두는 과정은 나만의 답변을 구성할 때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간호대학 L

저는 수시모집 일반전형으로 간호대학에 지원하여 화학과 생명과학 제시문 기반 면접에 응시했습니다. 지방의 일반고등학교를 나온 저는 서울대학교 1차 합격 발표 결과를 받고 기쁘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되는 이중적인 감정을 겪었던 것 같습니다. 구술면접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일차적인 고민은 ‘면접학원과 컨설팅’일 것입니다. 저도 같은 고민을 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모든 학원의 일정들이 비대면으로 진행된다는 사실을 알고 과감히 학원 등록을 하지 않은 채 학교 선생님들과 함께 준비했었습니다.

면접을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고등학교 교육과정 내의 과학 교과서를 전부 정독하는 것이었습니다. 통합과학, 생명과학Ⅰ, 생명과학Ⅱ, 화학Ⅰ, 화학Ⅱ 총 다섯 교과서를 보면서 헷갈렸던 개념들을 확실히 잡는 데에 4일의 시간을 투자하였고, 면접 이틀 전부터 서울대학교 아로리에 게시되어 있는 면접 기출문제들을 뽑아 실전에 대비하였습니다. 후배들에게 미리 겁먹지 말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시문 기반 면접은 단순히 답을 구하는 것보다는 왜 그렇게 생각하여 어떻게 문제에 접근하였는지 그 사고과정을 면접에서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한 면접이기 때문에 충실히 공부한 학생이라면 스스로도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 제게 면접 준비로 인한 막막함 때문에 학원에 대해 질문한다면, ‘학교에서의 준비로도 충분하다.’라는 답변을 바로 제시할 것입니다. 주변 친구들, 선생님과 실제 면접상황처럼 설정하여 모의 면접을 보는 방법도 추천합니다. 처음에는 아는 사람들과 면접을 본다는 것이 어색하고 부끄러울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저는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전달하는 법을 터득하였고 차마 알지 못했던 말하기 습관들을 바로잡을 수도 있었습니다.

면접에서는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긴장하지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응하십시오. 설령 실전에서 실수했더라도 너무 낙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저의 경우 실험을 설계하는 문제가 2개 있었는데 1번 실험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아무 생각 없이 2번 실험을 설명하다 의아해하는 면접관님의 표정을 발견하고 당황했지만 정중히 “다시 설명해도 되겠습니까?”라고 질문한 뒤 다시 올바른 설명을 전개하였고 최종합격이라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면접을 준비하시는 수험생 여러분, 너무 걱정하지 말고 그 순간에 최선을 다하여 자신이 할 수 있는 말은 다 하고 후회 없이 면접을 마치시길 바랍니다.

 

미술대학 디자인과 Y

면접 준비과정은 입시뿐만 아니라 제 삶에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내가 어떤 학교생활을 해왔고 어떤 진로를 갖고 싶은가에 대해 고민해 봤다면, 면접을 준비하면서는 내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면접에서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가짜로 만들어낸 이미지에 자신을 끼워 맞추는 경우도 있는데 저는 조금만 이야기해 봐도 그 사람의 성향이 보인다고 생각해서 진실된 제 모습을 찾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나는 어떤 성격의 사람인지, 장단점은 무엇인지, 어떤 일을 하며 살고 싶은지,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다 보니 어떠한 질문이 들어와도 이를 녹여 대답할 수 있었고 제가 어떤 사람인지가 잘 나타났습니다.

면접 준비는 무언가를 새로 하기보단 평소의 모습을 돌아보고 정리할 기회인 것 같습니다. 면접을 준비해도 실제 면접에서는 준비한 대로 잘 안되기도 하고, 예상하지 못한 질문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전공과 관련된 개념적인 질문들도 평소 해당 학과에 관심이 많다면 억지로 준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평소 디자인과 미술 작품에 관심이 많아서 일상에서 좋은 작품을 만나면 사진을 찍고 휴대폰 메모장에 기록을 해놓습니다. 디자인과 면접 준비를 하면서 그 기록들을 그린(Green) 디자인, 유니버설 디자인 등과 같이 카테고리별로 정리하니 디자인에 관한 질문에 답할 때 제시할 수 있는 예시들이 되었습니다. 더 많은 예시를 위해 인터넷에서 좋은 디자인을 찾아보기도 했지만 혼자 면접연습을 할 때면 결국 제가 진심으로 감명받았던 예시들로 대답을 하곤 했습니다. 직접 보고 느낀 예시들은 술술 설명할 수 있고 스토리가 있어서 스스로 몰입도 잘 된다고 느껴졌습니다. 또 자신이 생각하는 디자인이란 무엇인지, 어떤 디자인을 추구하는지에 대한 답변도 고민했는데 정리한 기록들을 보며 제가 어떤 디자인을 좋아하고 추구하는지를 돌아보다 보니 대답을 내기 어렵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서울대학교 면접은 말투, 목소리 크기나 자세 같은 면접 현장에서의 외적인 특성을 중요하게 보지 않는다고 느꼈습니다. 또 사전에 예상할 수 없는 범주의 질문들은 일상에서 쉽게 생각해보고 답변할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단, 일반적인 사고를 넘어 한 발자국 더 나아간 질문을 던져주신다고 느꼈습니다. 저의 경우 5차 산업혁명 시대는 어떨지에 대해 물어보셨습니다. 누구든 논하고 생각해봤을 법한 4차 산업혁명을 한번 뛰어 넘은 주제이긴 하지만 미래에 도래할 5차 산업혁명도 생각해보기 어려운 범주는 아니었습니다. 이 질문은 면접에서 한 대답과 별개로 집에 와서도 계속 생각해보며 생각을 키울 수 있었던 질문이었습니다. 이렇듯 예상치 못한 질문을 받았을 때 순간의 당황을 피하긴 어렵지만 평소 해오던 생각과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을 담아 이야기하면 충분한 답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의과대학 의예과 K

제가 서울대 MMI면접을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저의 생각을 명확하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비판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MMI 기출문제를 보고 자신만의 답을 생각하고 전달하는 것을 연습할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모의면접을 할 때 자신과 다른 선생님의 의견을 정리하고, 다른 관점들도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면접 당일이 되고 저는 ‘면접을 교수님과의 대화’라고 생각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면접장에 갔습니다. 면접을 '시험이 아닌 대화'라고 생각하니 떨리는 마음은 한층 가라앉았습니다.

MMI면접 중 서류 기반 면접을 진행할 때는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태도, 그리고 가치관을 묻는 질문이 많이 나왔습니다. 예를 들어서 저는 소아청소년과 의사를 하고 싶다고 학생부에 적었는데 교수님께서 소아청소년과는 저출산으로 인해서 의대 학생들이 기피하는 과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 과에 가고 싶어 하는 이유에 관하여 질문하셨습니다. 평소에 소아청소년과에 가고 싶은 이유를 종종 고민하였기 때문에 그런 생각들을 바탕으로 "저출산으로 인하여 아이의 수가 줄어들지만 그럴수록 아이 한 명, 한 명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는 이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의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소수일지 모르겠지만 제가 그러한 의사 중 한 명이 된다면 영광스러울 것 같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이처럼 평소에 가치관이나 생각을 적립하지 못한다면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 꽤 있었기 때문에 학교생활을 하며 자신이 이 직업을 가지고 싶은 이유를 깊이 고민하고 그것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서류 기반 면접을 준비한다는 것은 ‘단기간에 자신의 학생부와 자소서 내용을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의 자신의 진로에 관한 생각과 활동, 그리고 가치관을 잘 정리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두 번째로 MMI면접 중 제시문을 기반으로 한 면접은 생물학이나 의학적 지식을 요구하는 문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방법과 사회적 관계를 묻는 지문이 나왔습니다. 어떠한 반 학생들의 관계도를 보여주고, 이 반 학생들의 유형에 관하여 묻는 문제가 나왔는데 저는 저의 학교생활의 경험을 토대로 하여 제시문을 분석하였습니다. 저는 제시문 면접을 보면서 이 제시문은 제가 다른 사람들과의 사회적 관계를 원활하게 할 수 있는지 그리고 문제상황이 있을 때 모든 사람의 입장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지에 관해서 보는 것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이 제시문 안의 학생 각각의 입장을 고려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교수님의 반박을 '새로운 관점'으로 받아들이며 저의 생각을 수정하고 확장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면접이 끝나고 저는 서울대 합격 여부와 관계없이 면접을 통해 저의 생각이 성숙해지는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제가 논리적으로 빈약한 부분이 있더라도 교수님께서 그 부분을 다시 생각할 수 있도록 유도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면접이 긴장될 수도 있지만 자신의 가치관을 잘 정립하고, 다른 사람의 관점을 수용하는 태도가 있다면 충분히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21학년도에 출제된 서울대학교 면접 및 구술고사 제시문과 2022학년도 서울대학교 면접 후기를 확인해 보세영.🤴

2021학년도 서울대학교 면접 및 구술고사 제시문

2022학년도 서울대학교 면접 후기